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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아, 지리산아, 고맙고도 미안하구나!
제목 섬진강아, 지리산아, 고맙고도 미안하구나!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 작성일 2010-11-03
  • 추천 0 추천 하기
  • 조회수 609
  • 평점 0점
 
섬진강아, 지리산아, 고맙고도 미안하구나!
전라도닷컴도 함께걷는 지리산만인보/ 5일째
2010년06월09일 16시34분

▲ 섬진강으로 합하는 간문천을 건넌다. 양말을 벗고 신발을 벗고. 수달이 걸었던 길을 지리산만인보도 걷는다.
지리산만인보 5일째(4월24일)는 섬진강을 둑에서 바라보고, 산에서 바라보고, 논밭에서 바라보다가 섬진강을 나룻배로 건너는 날. 하여, ‘섬진강 가까이, 섬진강에 더 가까이, 마침내 섬진강 안으로’라는 제목으로 꾸려졌다.
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이 남매처럼, 동무처럼 마주하고 있는 곳. 지리산을 걷겠다는 지리산만인보가 오늘 섬진강을 걷는 이유는 구례에서 만큼은 지리산과 섬진강이 한 몸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걷기에 앞서 김광철 집행위원은 “지리산만인보는 걷기 유행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하는 삶을 위한 성찰의 걸음”이라 하였다. 김병관 단장의 이끔에 따라 지리산을 바라보며 명상을 하였다.
눈을 감아도, 지리산이 보이지 않아도 지리산 능선이 그려진다. 노고단에서 임걸령, 삼도봉, 토끼봉, 형재봉, 벽소령, 세석, 제석봉, 천왕봉까지 봉우리마다 골짜기마다 간직하고 있는 나의 사연 너의 사연이 쌓이고 쌓여 지리산은 점점 높아진다.

문일관을 나와 문척초교 앞을 지나 전천마을길을 걸었다. 월평저수지를 돌아 월평삼거리로 가는 길엔 자운영꽃이 한창이었다. 화학비료를 주지 않아도 땅을 넉넉하고 튼튼하게 만드는 자운영. 세상 사는 일을 사람들의 고집이 아니라 자연의 순리에 맡긴다면 아름다운 일들이 넘쳐날 것 같다. 그런 세상에 살고 싶다.

날이 더워지고 있다. 30분쯤 걸었을 뿐인데 땀이 나고 온몸이 화끈거렸다. 4월14일 지리산 자락에 눈이 내렸었는데, 열흘 만에 여름이 된 느낌이었다. 봄이 점점 짧아지더니 이제 사라지려나 보다.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다.

▲ 구례 문척·간전·토지면 일원에 위치한 수달서식지 생태경관보전지역.
아스콘 포장길을 1시간30분 쯤 걸으니 발바닥에 땀이 찼다. 걸어보니 알겠다. 포장길은 살아 움직이는 동물에겐 죽음의 길이라는 걸. 걸어보니 알겠다. 포장길은 이곳과 저곳을 끊어버리는 단절의 길이라는 걸.

토금마을 입구에서 방향을 틀어 오봉산으로 올라갔다. 오봉산에 서니 구례 토지 들녘과 섬진강이 한눈에 들어왔다. 오봉산을 내려와 수로를 따라 옛 수원지로 향했다. 물이 불어나 계곡이 되어버린 옛 수원지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낮밥을 먹었다. 걷고 난 후 먹는 밥은 언제나 꿀맛이다. 이 밥도 이 김치도 이 나물도 모두 자연이 준 선물.

낮밥을 먹은 후 지리산만인보 글씨와 상징그림을 그려준 박태후 화백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주 죽설헌에 살고 있는 박태후 화백은 20년간 공직에 있다가 16년 전에 그만두었다고 한다. 돈 버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그림)을 하면서 즐겁게 살고 싶어서였다고 했다. 지리산만인보 글씨와 상징그림이 간결하면서도 넉넉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의 작품에 그의 삶이 투영된 결과일 게다.

지리산만인보 걷는 길에 만나게 되는 마을들, 오늘은 토금마을이다. 토금마을 마현영 이장님은 예전에 100여 호가 넘던 마을이 지금은 65호밖에 안된다고 안타까워 하였다. 이장님은 고사리, 고추, 감 등 이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자랑하였는데 특히 고사리는 구례에서 가장 먼저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았다고 한다. 그 고사리를 맛볼 수 있는 운까지 따랐다.

마현영 이장님에 이어 조명제 할아버지가 토금마을에 살게 된 사연을 이야기했다. 조 할아버지는 산 너머 백운암마을에 살았었는데 한국전쟁때 빨치산 토벌을 명분으로 백운암마을에서 소개되어 토금마을로 내려오셨다 하였다. 백운암마을에 사실 때는 섬진강 너머 토지까지 농사를 지으러 다녔다고, 하루에 세 번 섬진강을 건널 때도 있었다고, 한국전쟁의 와중에 좌우대립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난 이야기를 하시면서 눈가가 촉촉해지셨다.

이어 정정균님이 춘향가 중 쑥대머리를 불렀다. 이어 동편제 대가 송만갑 선생에게 소리를 배운 마인화님이 심청가 중 뺑덕어미가 심봉사만 놓고 도망간 대목을 불렀다. 동편제는 춘향가도 심청가도 씩씩하게 만들어버렸다. 슬프고 가련한 일이 아니라 딛고 일어서 앞으로 나가야 할 상황으로 만들었다. 우리도 그래야겠다. 외면하지 말고, 돌아서지 말고, 가슴에 담고 있지만 말고 일어나 헤치고 나가야겠다. 그래야겠다.

우문형님의 해금 연주로 마무리된 문화마당 뒤에 걸음이 다시 이어졌다. 산비탈 언덕에 있는 밭이라 하여 ‘산밭등’이라고도 하고, 도선국사가 이곳에 서서 풍수가 너무 좋아 세 번 절을 하였다하여 ‘삼뱃등’이라 불리기도 한 길을 걸었다. 이곳에 서면 오봉산 너머로 지리산과 섬진강이 한눈에 보인다.

섬진강을 만나러 가는 걸음 앞에 멋진 경관이 펼쳐졌다. 수달서식지 생태경관보전지역. 구례 문척·간전·토지면 일원에 위치한 수달서식지 생태경관보전지역은 2001년 12월1일 지정되었으며 면적은 1,834,011㎡이다.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을 보호하기 위해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섬진강에서는 유일한 보호지역이다.

생태해설사 정태연님은 “이곳이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계기는 1997년부터 구례에 있는 지리산자연환경생태보존회란 환경단체가 모니터링을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수달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관찰하였고, 그것이 세상에 알려지면서부터였다”고 말했다.

2~4월이 번식기인 수달은 새끼를 낳으면 6~8개월쯤 데리고 다니다 분가시킨다고 한다. 수달은 야행성인데 논, 개천, 소류지 등을 돌아다니며 먹이활동을 한다. 이곳에는 수달 부부가 살고 있으며 먹이가 풍부하고 사람으로부터 안전하여 낮에도 관찰된다고 한다.

▲ 오봉산에서 바라본 토지면의 들녘과 마을.

▲ 지리산만인보는 모두가 함께 하는 삶을 위한 성찰의 걸음.
수달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섬진강을 잘 지키겠노라고 약속하고 싶었다. 순간 섬진강을 둘러싼 여러 개발계획들이 떠올랐다. 누군가를 지키겠다고 약속하기 힘든 시절이다. 수달에게도, 섬진강에게도, 지리산에게도 부끄럽고 미안했다. 그렇게 다시 길을 떠났다.

섬진강은 그냥 섬진강이 아니다. 수많은 샛강과 천이 합하여, 힘을 모아 섬진강이 된 것이다. 바람 부는 둑길을 걸어 섬진강으로 간다. 우리가 걷는 둑길을 4대강 사업으로 포장하겠다고 한다. 섬진강에 남아 있는 모든 둑길을 포장하여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고 한다. 미친 짓이다!

섬진강으로 합하는 간문천은 며칠 전 비로 물이 불어나 있었다. 양말을 벗고 신발을 벗고 물을 건넜다. 수달이 걸었던 길을 지리산만인보도 걷는다.

백운내까지는 아스콘 포장도로를 걸어야 한다. 남해에서 시작하여 섬진강을 따라 달리다가 성삼재를 넘어 산내까지 이어진 861번 지방도를 걸으며, 바람과 나무 사이로 섬진강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백운내에 도착했다. 마을길을 돌아 산길을 넘어 강길을 걸어 도착한 백운내는 적막했다. 한 때 이곳은 강을 건너는 사람들로 번잡했을 것이다. 섬진강을 나룻배로 건넌다. 강을 건너 소통하고, 강을 건너 목숨을 이어갔던 사람들과 함께 섬진강을 건넌다.

섬진강이 우리에게 준 건 물만이 아니다. 섬진강은 우리에게 먹을거리도 주고, 이야기도 주고, 삶의 지혜도 주었다. 우리도 섬진강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만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 따뜻함과 포근함을 전해주고 싶다면 지켜내야 하지 않을까?

글=윤주옥 <지리산 만인보 집행위원장> 사진=허명구

관리자 (webmaster@jeonlado.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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