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이 시간이면,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전해 드릴까?
한 장도 되지 않은 짧은 글이지만, 어떤 날은 아침부터 글감이 떠올라 쉽게 써지는 날이 있는데 그 반대로 어떤 날은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한 소재를 찾지 못하면 이리저리 생각을 굴리게 됩니다.
제 나름대로 머리를 쥐어짜는 창작의 어려움인데 그걸 모르는 남편은 "아, 그냥 1주일 치를 한꺼번에 써 놓으면 일하다 말고 편지쓰러 가는 시간도 아낄 수 있고 훨씬 더 효율적인 것 같은데 그래?"
맨날 보는 얼굴, 어제나 오늘 그리고 내일이 별로 달라질 것 없는 내 일상에서 1주일 분량을 한꺼번에 다 써 놓으라구? '흥! 자기는 옛날에 일기 쓸 때 어땠을까?'
나의 이 힘든 작업을 잘 몰라주는 남편이 미워졌습니다.
아마도 날씨 탓도 크게 작용했을 거구요. 그래서 작정하고 토라져 있는데 아침에 아이들 등교시켜 주고 오는 남편이 동네 형님께서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전해왔습니다.
며칠 전만해도 당신이 농사지은 양파로 형제들에게 나눠준다며 양파즙 보내려 집에 왔을 때 10,000원 깎아 드렸더니, 동네 슈퍼에서 술 한잔 해야겠다며 기분 좋게 우리집을 나서던 그 분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린 세 자매를 홀로 키우며 그 많은 농사를 감당해야 할 형님은 어찌 살까?
급작스런 죽음에 넋이 나가 링거를 맞고 있다는 형님이 더 안쓰럽게 느껴집니다.
있을 때 잘하란 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아침에 미워한거 미안해.)
건강하게 오래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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