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은 마지막주 놀토라서 딸내미가 기숙사에서 집에 왔다.
기숙사 대청소 때문에 전교생이 귀가하는 날이다.
고2학년 2학기가 되니까 여태 놀던 아이들도 슬슬 공부하기 위해 마음가짐을 고쳐먹고 야간자율학습시간에 면학실의 분위기도 완전 살벌하단다.
덕분에 평소에 웃음많고 여유가 있던 딸내미가 덩달아 긴장하는 눈치다.
그도 그럴것이 모의고사, 중간고사, 사설모의, 기말고사. 언어자격시험 2번, 대학경시 등등 2학기내내 평균 2주에 한번씩시험을 친다니 너무나 짠하고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내심 속마음을 숨기고 말했다.
'딸내미, 한국에서는 고딩은 사람이 아니여, 단지 고딩일 뿐이지, 어쩐다냐"
씩씩한 우리딸 " 나도 알어, 아 저주받은 청춘'
불쌍한 청춘을 위해 딸내미가 좋아하는 고구마맛탕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지난 여름 고구마순을 먹기 위해 무광고구마를 다른 고구마보다 먼저 심었는데, 이놈의 고구마는 단맛이 적고 크기는 무지하게 크는지라 몇개 캐어보았더니 어른 팔뚝만하다,
맛탕은 우리어린시절에도 늘 먹고 싶던 간식거리였다.
울엄마는 바쁘다는 이유로 한번도 자식들 간식을 챙겨준 적이 없어서(만들지를 몰랐을 것이다) 우리형제는 맛탕을 보면 늘 침만 꼴딱꼴딱 삼키고 찐 고구마에 만족해야 했다.
이제 딸을 위해 맛있는 고구마맛탕을 만든다.
재료는 고구마, 식용유, 설탕. 물, 흑임자(없음 말고) 너무 간단하다.
고구마를 깨끗이 씻어 껍질째 삼각형이나 사각형으로 썰어 찬물에 담가둔다.
녹말기 제거와 갈변현상을 막기 위함이다.
기름이 뜨거워지면(고구마를 하나 넣어 지글지글 끓으면)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 고구마를 튀겨낸다. (2번 튀기면 더 바삭함).
다른 냄비에 설탕과 물을 같은 비율로 넣고 끓여준다. 끓으면 약한불로 줄여 3,4분 더 졸인뒤 튀겨진 고구마를 넣고 잘 버무린다.
시럽을 만들때 주의할 점은 중간에 절대 젓지 말라는 것. 중간에 저어버리면 시럽이 식은 후에 딱딱하게 굳을 수 있다.
접시에 예쁘게 담아내고 흑임자를 뿌려주면 맛있는 맛탕 완성!
이쁜 딸하고 맛탕을 먹으며 오랫만에 수다를 실컷 떨었더니 스트레스가 다 날려간 것 같다.
그나저나 이놈의 뱃살은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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