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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사람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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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바다 봄전령 '쭈꾸미' 먹통 안에 흰쌀밥 그득
제목 변산바다 봄전령 '쭈꾸미' 먹통 안에 흰쌀밥 그득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 작성일 2010-04-26
  • 추천 0 추천 하기
  • 조회수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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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사람과삶 > 사는이야기
허철희
갯벌에 사는 조그만 조개 사진 한 장을 찍으려고 한나절 꼼짝 않고 갯벌에 렌즈를 들이대고 있는 사진작가. 부안의 자연, 삶, 역사, 문화가 담겨 있는 '부안21(www.buan21.com)' 을 꾸려가고 있으며 2003년 《새만금 갯벌에 기댄 삶》이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변산바다 봄전령 '주꾸미'
먹통 안에 흰쌀밥 그득

▲ 소라껍질 속에 든 주꾸미
ⓒ 허철희

<변산의 마천대에 오른 듯 내려/ 저분네 바쁜행차 어디로 가오/ 물속에 불구슬이 빠진다기에/ 월명암 낙조대를 찾아간다오>
노산 이은상의 시이다. 곱기로 유명한 변산의 낙조를 보기 위해 행인의 발걸음은 바쁘기만 하다. 예로부터 동해의 낙산 일출, 서해의 변산 일몰을 으뜸으로 꼽지 않았던가.
봄날, 이렇듯 낙조가 아름다운 변산의 격포나 궁항, 아니면 모항이나 곰소 어디쯤의 창가에 앉아 금방 물 속으로 빠지는 불구슬을 바라보며 주꾸미회에 소주 잔 기울이노라면 낙조에 취하는 건지, 주꾸미 맛에 취하는 건지, 소주에 취하는 건지, 흠뻑 취하고 만다.

빈 소랑패기 찾아든 주꾸미의 산란기
육상에서는 변산바람꽃이 변산의 봄소식을 몰고 온다면 바다에서는 주꾸미가 봄소식을 몰고 온다.
주꾸미는 2월부터 어부들이 바다에 던져놓은 소랑패기(소라방)에 들기 시작하여 3월 중순에서 4월 중순까지 가장 많이 잡힌다. 이 시기가 바로 주꾸미 산란기라 살이 오동통하니 맛이 좋을 때다.
이 무렵이면 부안은 주꾸미 세상이 된다. 격포나 곰소 등지는 말할 것도 없고, 부안시장의 어물전, 시장통, 심지어 버스정류장 등 행인이 많은 곳 어디를 가나 좌판대 위에는 주꾸미가 가득가득하고, 제철 주꾸미 맛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격포나 곰소, 모항 등지로 몰려든다.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변산 앞바다는 육상에 공단이 없는 청정해역인 데다. 금강, 만경강, 동진강의 영향을 받아 건강한 하구역갯벌이 발달해 있어 주꾸미들에게는 최상의 서식환경이다. 그렇기에 이 무렵에 갯벌에서 노닌 변산 주꾸미는 살이 오동통하니 맛이 좋다.
주꾸미를 잡는 방법은 낭장망이라는 정치성 어구로 잡아 올리는 방법과 소랑패기를 이용해 잡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변산에서는 대개 소랑패기를 이용해 잡는다. 낙지는 펄 속에 구멍을 파고 살지만 주꾸미는 바다 속 펄 바닥에서 활동하다가 빈 소라껍질이나 조개껍질 등의 아늑한 곳을 찾아 산란한다. 그래서 이 시기에 소랑패기를 이용해 잡는 주꾸미는 낭장망에 걸려 든 주꾸미에 비해 깨끗하고 싱싱할 뿐 아니라 오동통하니 알이 꽉 차 있어서 맛이 좋다.

▲ 육상에서는 변산바람꽃이 변산의 봄소식을 몰고 온다면 바다에서는 주꾸미가 봄소식을 몰고온다.
ⓒ 전라도닷컴

주꾸미‘맛없게 요리하는 방법’은?
신혼 무렵, 주꾸미철에 볼 일이 있어 부안에 갔건만 정작 바빠서 주꾸미는 맛도 못보고 올라와야 했던 적이 있다. 주꾸미철에 주꾸미 천지에 와서 주꾸미 맛도 못보고 올라가야 하다니…. 아쉬운 마음으로 부안시장에서 주꾸미 한 못과 풋마늘 한 단을 샀다. 주꾸미는 역시 풋마늘을 곁들여 먹어야 제 맛 아닌가?
그러나 집에 돌아와 아내가 내놓은 주꾸미 요리를 보고는 기겁하고 말았다. 주꾸미 몸통은 온 데 간 데 없이 철저히 해부된 데다가 다리는 분리된 채 토막 나 있었다.
여기서 잠깐! 흔히 문어나 낙지, 주꾸미 등의 둥근 부위를 머리로 잘못알고 있는데 그 부위는 몸통으로 내장이 들어 있다. 머리는 몸통 아래 부위로 눈과 입이 있고, 다리가 달려 있다.
어쨌든, 그것도 큰 다리는 두 토막 세 토막으로 잘려져 있었다. 그것뿐이 아니었다. 얼마나 푹 삶았는지 살이 딱딱해서 주꾸미 맛을 완전히 버려놓았다.
더 기가 찬 것은 먼지 하나, 구정물 한 방울 없어야 하는 그 놈의 결벽증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주꾸미 삶은 물에 찌꺼기가 뜨자 삶은 주꾸미를 하나하나 흐르는 수돗물에 헹구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특유의 바다 향까지를 씻어낸 셈으로 ‘주꾸미 맛없게 요리하는 방법’을 한 대목도 놓치지 않고 제대로 실천한 셈이다.
부안사람이라면 배꼽잡고 웃을 일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생전 주꾸미를 접해보지 못한 내륙지방 태생인 아내에게 주꾸미 요리 비법을 미리 전수해 주지 않은 내 잘못이지.

▲ 부안에서는 대개 소랑패기를 이용해 주꾸미를 잡는다. 낙지는 펄 속에 구멍을 파고 살지만 주꾸미는 바다 속 펄 바닥에서 활동하다가 빈 소라껍질이나 조개껍질 등의 아늑한 곳을 찾아 산란한다
ⓒ 허철희

▲ 바다환경의 변화로 인해 주꾸미 어획량이 예전 같지 않다.
ⓒ 허철희

▲ 소랑패기(소라방). 주꾸미는 2월부터 어부들이 바다에 던져놓은 소랑패기에 들기 시작하여 3월 중순에서 4월 중순까지 가장 많이 잡힌다.
ⓒ 허철희

▲ 쌓여있는 소랑패기
ⓒ 허철희

우리 조상님들은 어찌 주꾸미를 먹통째 드셨을까
주꾸미는 먹통(먹물주머니)째 먹어야 제 맛이다. 그래야만 먹물을 고스란히 먹을 수 있고, 덤으로 주꾸미 몸통 속에 꽉 차게 들어 있는 쌀밥(주꾸미 알)까지를 먹을 수 있다.
아무 때나 주꾸미 몸통 속에 쌀밥이 들어 있는 게 아니다. 산란기의 주꾸미라야 몸통 속에 쌀밥이 들어 있다. 단백질이라 그런지 맛도 쌀밥과 비슷하다.
맛있는 주꾸미 요리를 위해선 먹통이 터지지 않게 몸통 부분을 잘라내고, 다리는 고운 붉은색을 내기 위해 소금을 약간 넣고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살짝 데쳐야 연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먹통째 잘라낸 몸통 부분은 완전히 익혀야 먹물도 그렇지만 주꾸미 알(쌀밥)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주꾸미를 몬도가네식으로 먹통째 먹는 나를 ‘촌놈’이라고 비웃던 아내의 태도가 바뀐 것은 오징어 먹물과자가 나온 뒤의 일이다. 주꾸미의 먹물 성분은 멜라닌인데 먹물주머니의 안벽에는 케로시나아제와 다량의 구리가 들어 있다고 한다. 또 항암물질이 들어 있다는 학설도 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조상님들은 어찌 알고 주꾸미를 먹통째 드셨는지 그 지혜가 돋보인다.  

▲ 주꾸미는 먹통(먹물 주머니)째 먹어야 제 맛이다. 그래야만 먹물을 고스란히 먹을 수 있고, 덤으로 주꾸미 몸통 속에 꽉 차게 들어 있는 쌀밥(주꾸미 알)까지를 먹을 수 있다.
ⓒ 허철희
 

‘어부의 도(道)’는 바다에 빠졌나
그런데 바다환경의 변화로 인해 주꾸미 어획량이 예전 같지 않다. 예전에는 소랑패기를 5000개에서 1만 개만 담가도 수입이 쏠쏠했는데 지금은 3만~5만 개를 담가도 예전 수입만 못하다고 어부들은 울상을 짓는다.
이에 대해 변산반도 송포에서 주꾸미 어장을 하는 박진순씨는 소랑패기로만 잡는다면야 주꾸미가 고갈되지는 않을 터인데,‘고데구리(소형기선저인망)’로 펄바닥을 모조리 훑어버리는 불법어로가 성행하고 있고, 1~2cm 크기의 치어들마저 멸치그물로 모조리 포획해버리는 데 문제가 있다며 안타까워 한다.
어부들은 스스로 그물코를 줄이고, 그것도 모자라 불법어로를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자연이 주는 이자를 포기하고 한꺼번에 원금까지를 바닥내겠다는 어리석음이다. ‘어부의 도(道)’가 바다에 빠진 것이다.

ⓒ 허철희

사진작가 허철희님은 부안의 자연, 삶, 역사, 문화가 담겨 있는 '부안21(www.buan21.com)'을 꾸려가고 있으며 《새만금 갯벌에 기댄 삶》이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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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출력  2010-04-23 17:40:08  
ⓒ 전라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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